국내 CSP와 서버·스토리지 기업들 간 협력과 공생 필요

[아이티데일리] 행정안전부의 클라우드 전환사업을 두고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의 불만이 높다. 기존 전산실 구축과 다를 바 없다고 여겨지는 내부구축형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아닌, 기업들이 구축한 민간의 클라우드를 우선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한 행정안전부가 “실제로는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인다”는 오해를 살 만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종길 기자
정종길 기자

행정안전부는 1만여개의 시스템 중 46%를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스템 수가 아닌 실제 구동되는 가상머신(VM) 수로 따지면 15%가량에 지나지 않는다고 국내 클라우드 업계는 이야기한다. 결국 행정안전부가 민간 클라우드를 정말로 적극 이용해 국내 클라우드 업계 성장을 위한 마중물을 붓는 게 아니라, 업체들을 단순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운영사로 전락하게 만드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일부 국내 클라우드 업계는 “공공기관이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와 같은 글로벌 유명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행정안전부의 고위 공무원이 몇 년 전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은 서비스 경쟁력이 없으며, 외국 CSP를 공공시장에 풀어 고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한 점 등을 들어 국내 CSP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CSP들의 이러한 “국산 홀대” 주장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다. AWS나 애저가 지금과 같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클라우드를 활용하면서 지원을 한 공로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국내 CSP들의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기만 해서는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클라우드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는커녕 해외 서비스에 종속되는 결과만 가져온다”는 주장 역시 공감한다. 그러나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렇다면 국내 CSP들은 국산 서버·스토리지를 홀대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물음이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솔루션들이 들어간다. 그리고 이러한 하드웨어 솔루션들은 대다수가 외산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버·스토리지 솔루션으로 유명한 델 테크놀로지스, 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 레노버, 시스코, IBM, 슈퍼마이크로, 그리고 넷앱, 퓨어스토리지, 히타치, 후지쯔, 퀀텀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이다. 물론 요즘은 이러한 글로벌 브랜드의 솔루션을 주력으로 도입하기보다는 대만 혹은 중국산 서버를 들여오는 경우가 많지만, 어쨌거나 국산 서버와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한 국산 서버 개발사 관계자는 “자체 IDC 구축이 줄어들면 우리 같은 회사의 매출에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행정안전부가 국내 CSP를 활용해야 한다는 큰 방향에는 동의하는 게 맞을 것”이라면서, “국내 대형 CSP에 서버 영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하지만 쉽지 않다. 국산 서버를 의무로라도 구매하는 공공부문과는 달리 민간에서는 국산 선호도가 매우 낮다는 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국내 CSP들은 정부에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키워달라고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 서버·스토리지 시장은 안중에도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해 국산 서버·스토리지를 일정 비율 이상 도입한 CSP에게 공공사업에서 가점을 주는 방식이라도 고민해봐야 한다. 국내 CSP와 서버·스토리지 기업들 간의 협력과 공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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